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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같은 아빠가 아닌 좋은 아빠가 되어보자대학생봉사단 '동하리'/마음이 통하는 이야기 2016. 2. 17. 11:40
아빠가 돌아왔다! 좋은 아빠 되기 프로젝트
요즘 유행하는 단어 중 하나가 바로 프렌디(Friendy)이다. 프렌디는 친구를 뜻하는 프렌드(Friend)와 아빠를 뜻하는 대디(Daddy)를 합친 말로 ‘친구 같은 아빠’를 뜻하는 용어이다. 대중매체에서는 과거 가족 내에서 권위의 상징이었던 아버지를 시대의 퇴물처럼 묘사하는 반면, 다정하고 따듯한 아빠는 이상향처럼 그리고 있다. 한마디로 아버지는 쇠락하고, 아빠가 부상하는 시대다.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육아 예능프로그램에도 이러한 흐름이 반영된다. 이들 프로그램에서 그려지는 아빠의 모습은 모두 아이들에게 친구와 같은 다정다감한 존재이기만 하다. 바야흐로 ‘좋은 아빠’ 시대인 것이다.
글 | 구근회 오름교육연구소 소장
오늘날 아빠의 이상향은 프렌디?
필자에게는 ‘아빠, 어디 가?’라는 질문이 낯설게 느껴진다. 나의 어린 시절만을 돌이켜봐도 내가 아빠에게 했던 질문은 ‘아빠, 어디 가?’가 아닌 ‘아빠, 언제 와?’였다. 아빠는 가정보다 회사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대가 달라졌다. 엄마 역시도 아빠 못지않게 경제활동을 많이 하게 된 오늘날, 아이 키우기는 더 이상 엄마만의 몫이 아니다. 이런 변화 속에서 새롭게 부성의 이미지, 아이들과 일상을 공유하는 프렌디가 떠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TV 속의 프렌디 열풍 때문에 현실 속에서 너도 나도 친구 같은 아빠가 되어야만 제대로 된 아빠라고 여겨지고 있다. 그런데 많은 아빠들이 나도 ‘프렌디가 되어야지’ 하면서도 막상 실천하기가 그리 만만치 않다. 오히려 프렌디라는 목표가 이상과 현실 사이의 차이에서 오는 괴리감과 심리적 압박감으로 아빠들에게 큰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많은 아빠들이 아이들과 함께 여행 계획을 세우지만 그것을 계속해서 실천하기란 시간과 비용 등의 여러 가지 문제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 아빠들도 아이와 함께 자연을 느끼며 공감대를 형성하고 싶다. 그렇지만 캠핑 장비 준비나 여행에 드는 비용 때문에 실천하기가 힘든 아빠들도 있기 마련이다. 오늘날 프렌디 1세대라고 부를 수 있는 젊은 아빠들은 권위주의적인 아버지 아래에서 자랐다. 이 시대가 요구하는 친구 같은 아빠와 소통한 경험이 없기에, 자신의 자녀와 친구가 되는 법에 있어서도 서툴 수밖에 없다.
프렌디는 되는 것도 쉽지 않지만, 프렌디가 되었다고 해서 문제가 없는 것도 아니다. 프렌디라고 불릴 정도로 가정적인 아빠들은 아이가 조금씩 나이를 먹고 커 가면서 아빠를 대하는 태도가 친구를 대하는 정도 밖에 되지 않는 것 같다며 불만스러워한다. 어떨 때는 마치 하대라도 하듯 아빠에게 말대꾸를 하거나 아빠가 말을 건네며 질문을 해도 아예 말을 하지 않는 등 기본적인 예절조차 갖추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아빠와 아버지의 역할은 다르다
<아빠! 어디 가?>라는 프로그램이 만약 <아버지! 어디 가?>라는 타이틀이었다면 과연 어땠을까? 아빠를 아버지라고 바꿨을 뿐인데 느낌이 너무 다르다. 어색함마저 느껴지는 것은 비단 나만이 아닐 것이다. 그 이유는 누구나 아빠(papa)와 아버지(father)에 대해 느끼는 어감이 다르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빠와 아버지는 어떻게 다른 것일까?
아빠는 친구가 아니다. 아빠와는 결코 친구가 될 수도 없고 또 친구가 되어서도 안 된다. 다정다감한 아빠는 괜찮지만 아빠가 아이에게 친구나 다름없는 대우를 받는다면 아이의 인성발달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가정은 사회의 연속이다. 자신을 위해서 평생을 희생하며 최선을 다하고 있는 아빠에게 최소한의 존경과 예의를 갖추는 것은 자식의 가장 기본적인 도리이다. 아빠의 권위를 과시하기 위해 아이에게 예의범절을 갖추라는 것이 아니다. 권위와는 다른 어른에 대한 존경과 예의를 말하는 것이다.
나는 아빠와 아버지를 구분하고 싶다. ‘아빠’는 아이에게 사랑과 애정을 베푸는 역할이라면 ‘아버지’는 가장으로서, 가족의 리더로서 축구팀 감독처럼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역할로 표현하고 싶다. 아이에게 따뜻한 애정과 돌봄을 주는 게 아빠의 주된 역할이라면, 아이의 인생 방향을 제시하며 인생의 멘토가 되어주는 게 아버지의 역할인 것이다. 아빠와 함께 스포츠를 통해서 친해질 수 있다면, 아버지와는 고민을 털어 놓고 인생의 꿈을 논할 수 있다. 아이를 가지면 누구나 아빠가 될 수는 있겠지만, 아이에게 꿈과 목표를 심어주는, 정신적 성숙의 단계에 이른 어른만이 비로소 아버지가 될 수 있다.
아빠가 10% 바뀌면 아이는 100% 바뀐다1. 밥상머리 교육이 아빠 역할의 기본이다
우리 선조들은 예로부터 식사예절을 중시했다. 그 예절교육을 따로 ‘밥상머리 교육’이라 부를 정도로 식사시간은 자녀교육의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여겨져 왔다. 가족이 함께 밥을 먹는다는 것은 여러 의미를 담고 있다. 아이들에게 식사예절은 물론 아이들의 성장과 발전에 필요한 용기와 절제 등을 가르쳤던 것이 바로 한국의 가족식사에 담긴 문화였다. 또한 밥상머리 교육은 가족의 대화를 통해 웃어른의 삶에 대한 지혜와 가족 간의 사랑, 정서적 안정감, 인성을 배울 수 있는 효과적인 교육의 장이다.
밥상머리 교육의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식사시간을 정확히 정해야 한다. 가족이 함께하는 식사시간은 매주 요일을 정해서 실천하는 것이 좋다. 아빠도 아이들도 아무리 바빠도 주중에 하루, 주말에 하루 정도는 온 가족이 꼭 함께 식사를 하도록 하자. 시간을 정하기 위해서는 아빠가 나서야만 한다. 물론 변수가 많은 바깥일 때문에 쉽지 않겠지만, 세상 어디에도 내 아이의 인생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는 마음으로 가족에게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가족식사를 할 때 명심해야 할 사항은 온 가족이 함께 식사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때도 중요한 것은 아빠의 역할이다. 재료 준비는 물론 요리하고, 식사하고, 설거지까지 식사의 모든 과정을 아빠와 엄마 그리고 아이들이 분담하여 한다면 부부 간의 애정은 물론 아이들이 정서적인 안정감과 유대감을 깊게 느낄 수 있게 된다.2. 훌륭한 아이로 키우는 베갯머리 독서법
아이에게 올바른 독서 습관과 독서에 대한 호감을 늘리는 가장 중요한 열쇠가 하나 있다. 바로 아이가 잠자기 전 책을 읽어주는 ‘베갯머리 독서법’이다. 유대인들은 매일 아이가 잠들기 전 15분 이상 아이에게 책을 읽어준다고 한다. 낮에는 아이 스스로 책을 읽게 하고 잠자기 전에는 부모가 아이에게 따뜻한 스킨십과 함께 사랑을 전하는 책 읽기를 실천하는 것이다. 부모의 책 읽기가 반복되다 보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책과 친해지게 된다. 결국 유대인들의 책 사랑은 부모의 노력과 사랑이 만들어낸 것이라고 전문가들을 전하고 있다.
낮에는 아이가 흥미진진하게 생각하는 책을 주로 읽는다면 잠자기 전에는 아이의 심신을 풀어주며 마음의 안정을 가져다줄 수 있는 책을 읽어주길 권한다. 책을 읽을 때는 책 속의 주인공의 이름을 아이의 이름으로 바꿔 읽어주면 공감 백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아이는 자신과 주인공을 일치시키며 자신의 언어와 행동을 바꾸려고 노력할 것이다.
아이가 어느 정도 성장해서 베갯머리 독서를 실천하기가 어색하다면 아이와 일주일에 한 번씩 독서토론의 시간을 가져보면 좋다. 시간을 정해서 일주일에 한 시간 정도는 아이와 함께 일주일 동안 읽은 책에 대해 토론을 하면, 아이는 책을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내용을 소화하려고 애쓰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게 된다. 또한 아버지의 다른 의견이나 생각을 공유하며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다.3. 매일 아이와 함께 신문을 읽자
세계적인 명문 집안 케네디家의 매일 아침 식사 시간의 대화 주제는 ‘뉴욕타임즈’ 기사였다. 식사 자리에서 아버지는 당일 신문의 핫이슈들에 대한 질문을 아이들에게 던지고 아이들은 그것에 대해서 서로의 의견을 말하는 시간을 아침마다 가졌다고 한다. 토론에 끼기 위해서는 반드시 신문을 읽고 다른 책들도 열심히 참고할 수밖에 없다. 훗날 케네디는 자신을 대통령으로 만든 비밀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바로 “조간신문을 읽고 식탁에서 토론하기였다”고 답했다.
신문은 토론 재료이자 아이들과 소통하는 훌륭한 도구이다. 아침에 아이들에게 부모가 신문을 펴들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세상사에 대한 아이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뿐만 아니라, 현실의 여러 가지 현상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게 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또한 어려서부터 아이들에게 신문을 읽는 습관을 들이면 논리적 사고력을 키우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신문으로 아침을 깨우는 것은 잠자는 뇌를 깨우는 것이라 말할 수 있겠다.
나는 아이들과 함께 이슈를 정해 토론하는 교육적 목적을 위해서는 종이 신문을 권장한다. 종이 신문은 펼쳐 보면 기사가 한눈에 다 들어오지만 인터넷 신문은 제목을 보고 찾아 들어가야 한다. 그러다 보니 ‘낚시성’ 제목에 이끌려 호기심 위주의 자극적인 기사를 자주 보게 된다. 또한 인터넷의 특징상 꼼꼼히 읽기 보다는 빠르게 키워드만 보고 대강 읽게 되니 기사나 칼럼에 담긴 내용을 꼼꼼하게 생각하거나 논할 수는 없다. 1부의 종이 신문은 신문사가 심혈을 기울인 기획부터 심층취재 등의 기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내려 갈 수 있는 장점을 가진다.현대는 융합의 시대이다. 뭐 하나 특별한 능력을 가지기만 해도 통하던 시대는 지났다. 미래사회의 리더가 되려면 반드시 갖춰야 할 능력이 바로 RSW 능력이다. RSW 능력은 다음을 일컫는다.
Reading _ 책을 많이 읽어 종합적 사고력을 할 수 있는 능력
Speaking _ 설득력 있게 잘 말할 수 있는 능력
Writing _ 감동적인 글을 쓸 수 있는 능력신문을 읽고 토론하며 기사를 써보는 것은 리더의 조건인 RSW 능력을 갖추는 가장 쉽고 간단한 길이다. 아빠가 아이들과 함께 신문을 읽고 토론하며 기사를 써보는 것은 자녀를 훌륭한 미래 인재로 키우는 최고의 리더십 과정인 셈이다. 지금까지 집에서 신문을 보지 않았던 아빠라면 이제부터라도 아이를 위해 종이 신문 하나쯤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좋은 아빠가 되는 길 가운데 하나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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